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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ing Diary

카레이서 강민재 F3 테스트 @ 호켄하임링 Part 1 - 최종전 관전


Part 1 - The Last Round of DTM & F3 Euro Series

 

지난 10 21일 금요일 낮 12시 반. 인천공항을 떠나 12시간을 날아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습니다. 8시간의 시차 덕분에 출발 후 불과 4시간이 지난 저녁 6시경이었습니다. 처음 와본 유럽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고 추운 독일의 날씨에 적잖게 놀랐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비토 렌터카를 이용해 약 1시간 거리의 호켄하임링으로 이동했습니다. 불과 일주일전 F1 코리아 그랑프리 코스카 드라이버로 활동하면서 서킷 근처의 여관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했던 차를 먼 타국 땅에서 타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약간 들뜬 기분이었습니다.

인천~프랑크푸르트 12시간 비행

 

일주일동안 발이 되어 준 비토


당일 예선을 치른 각 팀들은 이미 캄캄해진 늦은 시간에도 내일 있을 결승 레이스1, 2를 위해 열심히 작업 중이었습니다. 패독 입구에서 뮈케 팀 페터 프뤽키거 F3담당 기술 감독과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고 팀 텐트로 이동해 향후 일정 등을 확인했습니다.

 

팀 텐트는 정말 큰 규모여서 한쪽은 F3용 피트, 한쪽은 방문객들을 위한 라운지로 구성돼있었습니다. 유심히 살펴보니, 팀 트레일러를 기둥으로 삼고 양 옆으로 구조물을 세워 텐트를 친 독특한 구조였습니다. 다른 팀들 텐트도 보니 다 똑같더군요.

호켄하임링에 도착하자마자 촬영한 뮈케 팀 트레일러와 텐트


독일 비스로크 몬디얼 호텔


이후 뮈케 팀에서 비스로크에 잡아준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호켄하임 시내는 이미 대회 관계자들과 관람객들로 가득해서 약 30분 가량 떨어진 곳에 잡아줬습니다. 객실은 비즈니스 호텔 수준으로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긴 여정에 피곤해서 씻자마자 바로 잠들었습니다.

 

22일 토요일 오전. 호켄하임링 근처에 있는 미디어센터를 방문해서 미디어 출입증을 받고 미디어 셔틀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 접하는 유럽의 모터스포츠를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 눈을 크게 뜨고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서킷 근처에 마련된 미디어 전용 주차장과 미디어 셔틀버스


피트는 DTM 팀들이 사용하고 F3 팀들은 패독에 텐트를 친 모습


그랜드스탠드에서 본 F3 유로시리즈 최종전 레이스1 진행 모습

 

관중석으로 가서 F3 유로시리즈 레이스1 경기도 봤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F3 2~3년째 타고 있어 그 수준이 정말 높았습니다. 뮈케 팀의 펠릭스 로젠비스트 선수는 레이스1 준우승, 레이스2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 톱 클래스 드라이버의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1코너 바깥쪽 런오프 구간이 아스팔트로 돼있어 대부분의 선수들이 일부러 코너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중에 펠릭스 선수에게 들어보니 연석을 넘어갔다 올 때의 기분은 정말 나쁘다며, 농담으로 코스를 왜 이렇게 만들어놓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습니다.

 

레이스2 직전. 좀 더 가까이서 지켜보기 위해 F3 머신들의 코스인 대기 장소로 갔는데 마침 전설적인 랠리 드라이버인 카를로스 사인츠가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한 자신의 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사하고 간단하게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전설적인 랠리 드라이버인 카를로스 사인츠(사진 가운데)와 그의 아들(오른쪽)


코스인 대기 중인 뮈케 팀 F3 머신들


F3 유로시리즈 최종전 레이스2 그리드에 선 뮈케 팀 F3 머신


F3 유로시리즈는 한 대회에서 총 3번의 레이스가 펼쳐집니다. 각 대회 별 60분 분량의 연습주행이 5분 간격으로 2번 부여됩니다. 금요일 예선 30분 동안 가장 빠른 기록과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을 측정합니다.

 

가장 빠른 기록은 레이스3의 스타팅 그리드(출발 위치) 순서가 되고,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은 레이스1의 그리드 순서가 됩니다. 레이스1, 3는 주행거리 110km, 최고 40분입니다. 레이스2 55km, 최고 20분이며 스타팅 그리드는 레이스1 1~8위 순서를 뒤집어서 정합니다.

 

레이스1, 3의 포인트 방식은 1~10위까지 25-18-15-12-10-8-6-4-2-1점 순이며, 레이스2는 주행거리를 반으로 정한만큼 1~8위까지 10-8-6-5-4-3-2-1점 순으로 득점합니다. 예선 1위 폴포지션에 대한 부가점수는 없으며 이 점수들은 쌓여서 드라이버, 루키, , 국가 랭킹에 반영됩니다.

 

2011시즌은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열렸지만 내년 시즌에는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페인에서 모두 DTM의 서포트 레이스로 열리게 됩니다.

펠릭스 로젠비스트 선수의 머신과 준우승, 우승 트로피


1코너 진입 중인 뮈케 팀 F3 머신을 피트에서 찍은 사진


호켄하임링 그랜드스탠드 풍경


최종 레이스가 열린 일요일. 유로시리즈 마지막 레이스3는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제가 직접 타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더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첫 바퀴에는 각 코너마다 자리 싸움이 치열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방해를 받지 않는 1위 선수가 쭉 치고 나가며 나머지 선수들이 레이스 40분 동안 거의 일정하게 간격을 유지한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그만큼 다 비슷한 실력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기복이 없게 차를 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변수도 너무 적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레이스1 1~8위 순위를 뒤집어서 출발하는 레이스2는 정말 독특하고 재미있습니다. 절반의 시간 동안 하위권 선수들에게 시상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도 기록이 빠른 상위권 선수들의 추월을 유도합니다. 레이스1에서 2위를 한 펠릭스 선수가 레이스2에서 1위에 올랐다는 것은 무려 6대를 추월하고 우승을 차지했다는 뜻입니다.

 

다만, 레이스2에서는 절반의 포인트만 부여된다는 점이 우승한 선수 입장에서는 좀 아쉬운 부분이었으나 내년 시즌부터는 동일한 포인트 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뮈케 팀 데이비드 쿨사드 선수의 DTM 머신


DTM 레이스 종료 후 피트로드에 세워진 머신들

 


F3 유로시리즈가 모두 끝난 다음 DTM 경기가 열렸습니다. 뮈케 팀의 배려로 DTM 피트에 들어가 경기 준비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DTM은 약 170km의 거리를 달리며 2번의 의무피트스톱을 마쳐야 합니다. 경기가 끝난 후 피트에서 뮈케 팀 DTM 드라이버이자 전 F1드라이버인 데이비드 쿨사드 선수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조언과 격려를 받기도 했습니다.

 

어릴 때 미하엘 슈마허 선수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는데 그 선수와 그런 대화를 나눴다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DTM F3 유로시리즈의 2011시즌이 마무리 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면서 저도 내년에는 꼭 유럽 무대에서 한 시즌을 채우고 많이 배우고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가오고 있는 테스트 주행을 위해 약간은 들뜬 기분을 가라 앉혔습니다.

(내일 Part 2에서는 본격적인 테스트 준비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카레이서 강민재

Racing Driver

MinJae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