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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ing Diary

2010 Grand Touring - MinJae KANG

2010 GT 마스터즈 엘리사 종목 


2010년초에는 지피코리아 기자로 잠시 활동하면서 킥스PAO팀 김동은 선수의 일본 포뮬러4 대회 취재차 일본도 두 차례 다녀왔습니다.
옆에서 김동은 선수를 지켜보면서 속으로 정말 많이 응원했습니다.
그 환경이 부럽기도 했고 나도 빨리 포뮬러 머신에 다시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이후 신생팀 포스레이싱팀과 계약해 2010 GT 마스터즈 시리즈에 참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원래 대회 최고종목인 500마력급 GT종목에 참가하려 했지만 경주차가 준비되지 않아 엘리사 종목에 우선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원메이크(동일차종) 경주차에 적응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2700cc 배기량 덕분에 가속은 좋은 것 같은데 기어 조작감도 이상하고 코너링이 정말...
왜 대배기량 경주차는 앞바퀴 굴림이 없는지 잘 알겠더군요.
데뷔전은 간신히 2위, 그 다음 경기는 타이어작전 실패로 5위 했습니다.

2010 GT 마스터즈 GT 종목


포스레이싱팀에서 8개월에 걸쳐 준비한 도요타 수프라 GT 경주차가 2010년 8월 드디어 첫 선을 보였습니다.
대회 일주일 앞두고 겨우 쉐이크다운을 마칠 수 있었고 몇몇 문제점들이 발견됐습니다. 특히 더운 날씨에 원할한 냉각이 관건이었죠.

경기를 앞두고 다시 실시된 연습주행에서는 파워스티어링 펌프 문제가 발생해 코너링 중 갑자기 오일이 넘쳐버렸습니다.
경기 당일 예선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그냥 경주차 완성도는 포기하고 되는대로 그냥 해야 되나 싶었죠.
하지만 팀에서 결승을 앞두고 극적으로 파워스티어링 문제를 해결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나서게 된 결승. 일단 한가지 문제는 해결됐지만 45바퀴 약 75km 거리를 극한의 상황에서 달려야 하는데
경주차 완성도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 사실 좋은 성적은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승 초반 경주차 상태가 아직은 문제 없을때 1위까지 한 번 나가보자해서 두 바퀴만에 선두로 나섰죠.
하지만 바로 수온, 유온 등 각종 계기에 경고등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쭉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습니다.
이 후  바로 페이스 조절에 들어갔고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 트랜스미션도 불안불안 하더니 결국 조작 불능상태가 되고 말았죠.
2단에 고정된 채로 시속 80km 주행으로 34바퀴를 돌아 4위로 겨우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달 이어진 경기에서는 지난 경기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들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그래서 연습주행에서 지난번보다는 훨씬 나아진 경주차 상태를 느낄 수 있었죠.
하지만 경주차에 점점 적응하고 빨라질 수록 경주차에 비해 너무 소프트한 하체가 계속 아쉬웠습니다.

사실 레이싱 입문 후 대부분의 시간을 카트나 포뮬러 머신으로 보낸 터라
투어링카 하체나 그에 따른 코너링이 제가 그동안 익혀왔던 감각만큼 따라오질 못했죠.
500마력에 가까운 성능을 지닌 경주차를 몰면서 탄탄한 하체의 중요성을 더 실감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당장 하드웨어 적인 부분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적응해서 타는 수밖에 없었죠.
예선에서 1위에 불과 0.024초차로 뒤져 2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래도 지난 경기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발전을 보인거였죠.
결승에서도 경주차는 아무 문제없이 잘 달려주었고 GT 데뷔 두 경기만에 2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2010 목포 F1 페스티벌


전라남도 목포시내에서 F1 코리안 그랑프리 개최기념 퍼레이드 및 평화광장 내 전시행사 등이 F1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됐습니다.
GT마스터즈 대회에 참가하는 포스레이싱팀과 펠롭스팀도 참가해 멋진 경주차로 시민 여러분들의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중앙일보 등 몇몇 매체의 1면에 퍼레이드 장면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포스레이싱팀은 도요타 수프라 GT 경주차와 드라이버가 함께 하는 포토세션 행사를 개최했고
평화광장을 찾은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행사 중 시작된 F1 그랑프리 일정에 맞춰 행사시간 외에는 금요일 연습주행과 일요일 결승 경기도 관람하며
꿈의 무대이자 목표인 F1 무대에 대한 결의도 다졌습니다.

2010 모터스포츠 그랜드 페스티벌 GT 종목


한 달 후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F1이 열렸던 그 경기장에서 GT대회가 열렸습니다.
(주)KMRC가 주최한 2010 모터스포츠 그랜드 페스티벌 참가가 결정되면서 다시 영암을 찾았습니다.
경주차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하체부품(서스펜션 등)과 트랜스미션 등으로 무장했습니다.

처음 달려본 영암서킷은 그 규모답게 시원시원하고 정말 재밌었습니다.
특히 곳곳의 고저차, 복합적으로 이어지는 고속 코너들, 역방향 기울기 구간, 긴 직선 구간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돼있어 세계적인 F1 서킷다운 면모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죠.
그 동안 레이스를 하면서 뭔가 응어리져있고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연습 도중 내리막 고속 우코너에서는 보강한 하체조차 부드럽게 느껴졌고 고속코너링시 앞바퀴 그립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하체는 최대한 딱딱한 스프링을 장착했고 앞 범퍼에 디플렉터를 달아 약간의 다운포스를 얻었습니다.
코스에도 완벽히 적응했고 최선을 다해 예선을 치러 인디고팀의 일본수퍼GT급 경주차에 이어 2위를 했습니다.

결승에서도 무난히 2위로 달리던 중 후반부에 갑자기 경주차 후미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 한 차례 스핀과 같은팀 엘리사 경주차와 충돌하는 등 여러 사고까지 겹치며 페이스를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2위로 결승점을 통과했지만 종료 후 세이프티카 스타트 상황 위반으로 판독돼 최종결과 6위에 그쳤습니다.